Sinn: "Man sollte Griechenland keine Finanzhilfen mehr geben"
Eine Interview zur Krise in Griechenland. Die Fragen stellte Il SaKong.
13일(현지시간)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3차 그리스 구제금융안을 협상하기로 합의하면서 그리스의 국가부도와 그렉시트(그리스 의 유로존 탈퇴) 우려는 일단 줄었다. 하지만 이번 합의가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. 넘어야 할 산이 아직도 많다.
사공일 본사 고문 겸 세계경제연구원 (IGE) 이사장이 지난 10일 한스 베르너 진 독일 ifo경제연구소장을 독일 뮌헨에서 만 나 그리스 사태와 유로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대담을 했다. 진 소장은 그리스에 대한 강경론을 주도하는 이코노미 스트다. 두 석학이 ifo경제연구소 본사에서 대담을 나눈 당시는 그리스 사태가 잠정 타 결되기 전이었다. 사공 본사 고문 겸 IGE 이 사장은 경제정책 담당자로 실물을 다룬 경 험이 많다.
사공=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가 새로운 재정긴축안과 경제개혁안을 제 출했다. 유로존(유로화 사용 19개국) 정상과 재무장관들이 격론을 벌였다. 그리스의 안 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.
진=긴축을 더하고 정부 지출을 더 줄여 야 하는데 세수만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. 이전에도 세수 확대를 약속했지만 지키지 못했다. 그래서 이번 제안에 대해 아주 비관 적이다.
사공=그리스의 안이 단기적 경기 회 복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. 긴축 (austerity)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실망 스럽다. 성장에 도움이 될 구조조정에 관한 약속과 논의가 없다. 치프라스가 경제 부흥 에 대한 진정성과 신념을 갖고 있다면 경제 를 살릴 수 있는 중장기 구조조정 방안을 들고 나왔어야 시장과 채권자들을 안심시 킬 수 있었을 것이다.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.
진=그리스가 유로화를 채택하면서 이 자율이 25%에서 5%로 떨어지자 돈을 많이 빌려서 총수요를 늘렸다. 임금과 물가가 올 랐고 경쟁력을 잃었다. 이제는 물가를 떨어 뜨리기 위해 긴축이 필요하다. 달리 말해 반 (反)케인스적 정책을 펴야 한다. 그런데 그 리스가 유로존에 남아 있으면서 디플레 정 책을 펴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. 그리스는 자국 화폐를 발행해야 하고 통화가치를 떨 어뜨려야 한다.
사공=긴 안목에서 일리가 있는 말이다. 그리스는 부채 조정(만기 연장, 채무의 일부 탕감 등)과 함께 총수요를 일정 수준에서 유 지하는 정책도 필요한 것 아닌가.
진=그리스 경제는 지금보다 더욱 위축 돼야 한다. 그렇지 않으면 수입은 계속 늘어 난다.
사공=경쟁력이란 상대적이다. 유로존 다른 회원국, 특히 독일이 그리스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함께 노력한다면 그리스의 부담도 좀 줄어들 수 있다.
진=그렇게 하기 위해선 독일이 인플레 정책을 써야 한다. 그리스가 경쟁력을 가지 려면 독일의 인플레이션이 50%는 돼야 한 다. 불가능하다(독일이 경기 부양으로 임금 등 물가 수준을 높이면 그리스와 견줘 수출 가격경쟁력이 하락한다. 독일의 경쟁력이 하 락하면 그리스 같은 남유럽 국가의 수출이 늘어날 여지가 생긴다).
사공=독일 혼자서 한꺼번에 그렇게 해 야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.
진=이론적으로 봐서 10년에 걸쳐 물가 를 올린다 해도 매년 독일이 4% 정도, 스페 인·포르투갈·이탈리아는 0%, 프랑스는 1%, 네덜란드 등 기타 회원국은 2% 정도 물가 상승을 유발해야 가능하다. 유로존 전체적 으론 물가가 평균 2% 정도 올라야 한다. 이 는 현실적으로 어렵다. 내가 그렉시트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보는 이유다.
사공=다시 말하지만 장기적으로 당신 의 말이 해결책이라고 본다. 그러나 양쪽의 정치적 현실을 고려할 때 그 가능성이 작다. 그리스가 유로존에 머물면서 일부 긴축정책 과 함께 잘 짜인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추진 하는 게 필요하다. 부분적으로 기존 부채 조 정도 있어야 한다고 본다.
진=그리스 국민은 유로존 안에 머물면 서 다른 유로존 국가로부터 돈을 쉽게 빌리 기를 원한다. 지난 5년간 그리스는 매년 500 억 유로 이상을 지원받았다. 이는 국내총생 산(GDP)의 25%가 다른 유로존 국가의 공 공 부문에서 나온 것이다.
사공=당신은 유럽을 미합중국과 같은 유럽합중국(United States of Europe)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곤 했다. 유럽의 각 나라가 미국의 각 주처럼 재정 문제를 스스 로 해결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. 그런데 유로 탄생 등 모든 유럽 통합 프로젝 트가 경제적 논리보다 오히려 정치적 동기 에서 추진된 것 아닌가. 그리스도 유로존에 들어갔고. 정치적 고려로 (통화동맹에 따 른) 경제적 비용과 경제적 비효율성을 무시 한 게 문제였다.
진=그렇다. 유로 도입으로 정치적 평화 를 원했는데 정반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. 유럽인들 사이에 지금과 같은 의견 분열은 전후 처음이다.
사공=그리스가 유로존 안에서 상당한 압박을 받았는데도 행정 개혁과 경제 구조 조정을 하지 못했다. 유로존 탈퇴 이후 개혁 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.
진=그리스에 외부에서 연명할 수 있는 돈을 계속 제공해 준다면 그리스가 개혁을 한다는 보장이 없다. 특히 임금 삭감 같은 어려운 일을 하기 힘들다. 스스로 어려울 때 개혁이 가능하다. 아일랜드가 좋은 예다.
사공=이제 독일의 역할과 리더십에 대 해 생각해 보자. 그리스 사태 이후 많은 학 자나 논객들은 ‘독일이 유로존과 세계 경제 전체를 위해 충분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’고 비판하고 있다. 현재 독일의 경상수지 흑자 폭은 GDP 대비 8~10%에 달하는 반면 독일 내의 투자와 생산성 향상은 저조하다. 많은 경제학자는 독일이 국내 수요 진작을 할 수 있고, 이를 통해 유로존 경제와 세계 경제에 도움을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.
진=독일이 다른 나라의 구제금융에 돈 을 다 쓰는 바람에 국내 투자를 제대로 못하 고 있다. 게다가 최근 독일에서 호황을 보이 는 분야는 건설업에 국한돼 있다. 글로벌 투 자자들은 위험하다는 이유로 남유럽 국가 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있다. 이런 자금이 독일의 부동산으로만 쏠리고 있다.
사공=금융 측면에서만 볼 게 아니다. 독 일 경상수지의 지나친 흑자는 사회적 협약, 즉 정부와 노동계와 업계의 합의에 따른 임 금 인상 자제와 독일의 경쟁력 향상에서 비 롯되지 않았는가. 독일이 근로자들의 임금 을 높여 소비를 진작한다면 장기적으로는 민간 투자도 활성화될 것 아닌가. 독일이 사 회간접자본 등 공공 투자를 늘리는 게 바람 직하다. 그러면 민간 투자도 유발될 것이다. 이는 독일 경제뿐 아니라 유로존과 세계 경 제 전체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(독일이 대규 모 공공 투자를 늘리고, 이에 소요되는 자재 와 인력 등을 남유럽 국가에서 충당하면 독 일의 경상수지 흑자분이 남유럽으로 흘러 들어가 유로존의 불균형을 어느 정도 해소 할 수 있다).
진=그렇긴 하지만 (재정을 통한 유효수 요를 확대하는) 케인스식 접근은 어렵다고 본다. 독일은 15년 이내 베이비부머가 은퇴 한다. 연금 수요가 급증할 수밖에 없는데 지 금 돈을 빌려 재정 지출을 늘리는 것은 바람 직하지 않고 법적으로 어렵다.
사공=나는 케인스 방식의 경제 처방만 주장하는 사람이 아니다. 한국 경제를 위 해 공급 측면의 구조조정을 통한 성장잠재 력 향상을 누구보다 중시한다. 실제 독일은 2003년 게르하르트 슈뢰더 정부의 ‘어젠다 2010’을 통한 노동시장 개혁 등 공급 측면의 구조조정을 강조해 왔다. 당신도 이런 계획 에 대해 조언을 해 주지 않았는가. 그러나 경 제정책은 정치와 사회적 현실 속에서 펼쳐 진다. 따라서 단기적 어려움을 어느 정도 해 결하지 않으면 정치적으로 어려운 근본적 개혁이 불가능하다. 그래서 케인스 방식의 단기 수요 관리도 필요하다.
진=동의한다. 하지만 모든 것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.
사공=독일이 유로화 도입의 최대 수혜 자로 알려져 있다. 그런데 당신은 독일이 유 로의 최대 수혜자가 아니라 오히려 희생한 측면도 있다고 강조했다.
진=1995년 독일의 1인당 GDP는 유럽에 서 둘째였다. 그런데 지금 유로존에서 일곱 째다. 독일은 유로화 도입 이후 국내 투자와 생산성이 부진해졌다.
사공=독일의 1인당 국민소득 순위가 낮아진 것은 2003년 이전의 사회적 불안요 인 때문이었다. 그때 독일은 ‘유럽의 병자’ 로 불리지 않았나. 그러나 독일은 2003년부 터 구조조정을 단행해 경쟁력이 회복됐다. 슈뢰더가 2003년 천명한 ‘어젠다 2010’에 따른 구조조정이 이뤄졌다. 독일의 사회적 협약으로 임금 인상이 자제되면서 수출 가 격경쟁력이 크게 높아졌다. 결과적으로 독 일이 유로화의 최대 수혜자가 된 점은 사실 이다. 독일이 경제적 리더십을 보여야 하는 이유다.
진=고민해 볼 문제다.